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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주식이 저평가 받는 이유

골드캣 2021. 11. 21. 17:22
코리아 디스카운트

한국 증시가 다른 나라에 비해 저평가 받고 있음을 의미하는 용어

 

많은 투자자들이 한국 시장이 저평가 받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북한과의 지정학적 리스크나 재벌 중심의 대기업 지배구조를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제가 읽은 책에서는 좀 더 다른 접근을 하고 있습니다.

 

코스피는 신흥국에 비해서 저평가 받고 있다.
→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 주가가 싸다는 뜻

 

그렇다면 한국 주식시장은 정말 신흥국에 비해서 싸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1. 실적 변동폭이 너무 큰 한국

 

Sk증권

 

위 그래프를 보면 신흥국과 코스피의 12개월 선행 PER 추이를 보면 싸다고 이야기할 만합니다.

 

지난 13년 동안 코스피는 약 75% 구간에서 신흥국에 비해 낮은 PER로 거래되었습니다. 전체 기간 동안 코스피는 평균 10.9배에 거래된 반면, 신흥국은 12배에 거래되었으니 9.1% 저평가 받고 할 수 있을까요?

 

여기서 잠깐, PER의 정의를 다시 한번 짚고 갑시다. 

 

여기서 순이익을 과거의 이익으로 나누면 트레일링 PER라고 하고, 미래에 벌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으로 나누면 선행 PER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PER는 시가 총액을 향후 1년 동안 벌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으로 나누는 12개월 선행 PER 입니다.

 

과거의 순이익이 아닌 미래의 순이익 전망치로 나누는 '선행 PER'가 더 많이 사용되는 이유는 주가가 미래를 반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내년에 이 회사가 돈을 얼마나 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12개월 선행 PER가 적절한 밸류에이션 평가 방법이 되려면 미래의 순이익 전망치를 '신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코스피는 '신뢰도'가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다른나라의 사례를 통해 살펴봅시다. 

 

 

1. 미국

 

미국은 연초에 비해 연말에 순이익 전망치가 크게 변하지 않습니다.

 

 

2. 신흥국

신흥국은 미국에 비하면 확실히 변동성이 큽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연초에는 높은 실적을 예상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추정치가 낮아지는 현상을 볼 수 있습니다.

 

 

3. 한국

어떠신가요?

신흥국과 비교해도 한국의 실적 추정치는 변동폭이 매우 큽니다.  대부분 연초에 추정치에 비해 연말의 추정치가 확연히 낮아졌습니다.

 

 

미국은 물론이고 신흥국에 비해서도 한국의 실적 변동폭은 너무 큽니다. 이렇게 되면 12개월 선행 PER를 구할 때 분모에 들어가는 실적 추정치에 대한 신뢰도가 심각하게 의심됩니다. 그럼 해외 투자자들이 볼 때는 어떨까요?

 


2. 해외투자자의 시선

 

실제로 전 세계 애널리스트들의 추정치를 분석하는 일을 하는 앤드류라는 사람이 한국에 온 적이 있습니다. 그는 꼭 한국에 와보고 싶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의 애널리스트는 어떻게 매년 실적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는데도 이토록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할 수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고 꼬집었습니다.

 

"연초에 순이익이 118조원 될 거라고 했다가 연말에는 91조원까지 낮아졌고, 마지막에는 66조원까지 하락했는데, 어떻게 내년에 115조원을 벌 것으로 기대할 수 있냐"고 물었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는 한국 사람들이 정말 희망에 가득 차 길거리에서도 모두 웃고 다닐줄 알았다고 합니다. 

 


3. 한국이 실적 변동폭이 큰 이유

 

코스피의 순이익 전망치 변동이 큰 이유는 애널리스트들의 낙관 편향이 심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코스피에 포함된 업종의 상당 부분이 글로벌 경기에 민감한 섹터의 비중이 높기 때문입니다.

 

경기에 대한 기대가 극적으로 바뀌었던 2020년 순이익 전망치 변화를 보면 경기 민감 업종에 대한 추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 수 있습니다. 

 

코스피 전망치는 연초 대비 -26%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필수소비재는 -0.9%인 반면, 소재업종과 산업재는 약 -40% 정도 하향 조정되었습니다.

 

코스피에서 소재와 산업재 등 경기에 민감한 섹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시가총액 기준 20% 수준이고, 매출 기준으로는 33% 수준입니다. 

 

만약 반도체까지 경기 민감주에 포함시킨다면 이들 업종이 차지하는 비중은 48%까지 상승합니다. 이것이 코스피 실적 추정이 어려운 진짜 이유입니다. 

 

 

 

출처: 이효석 저 <나는 당신이 주식 공부를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