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를 하면서 기본 상식으로 알아두어야 할 몇 가지 경제 용어들이 있습니다. 유용하면서도 실생활과 밀접한 용어들로 3가지를 소개합니다.
1. 배블런 효과(Veblen effect)
베블런 효과는 고가일수록 더 잘 팔리고, 비싼 물건을 소유하고 싶어 하는 욕망, 과시욕을 뜻합니다. 즉, 가격이 오르는 데도 불구하고 수요가 증가하는 효과를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줄어드는 것이 정상입니다. 그러나 가격이 오르는 데 수요는 오히려 증가하는 특이한 현상이지요.
이름이 '베블런'이다보니 '배부른'효과처럼 생각이 됩니다. 이 배부른 효과는 명품 소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소비 형태가 상류층 뿐 아니라 하류층에게도 전달되어 짝퉁 소비로도 이어집니다.
여기 베블런 효과의 재미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2006년 우리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은 '빈센트 앤 코'라는 시계 브랜드 사건입니다. 스위스산 명품 시계로 유럽 왕실에서 판매된다는 이미지를 구축하면서 연예인들을 초청한 럭셔리 파티를 열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억대 가격에도 빈센트 앤 코 시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몇 달 뒤 경찰 조사 결과 빈센트 앤 코는 국내에서 제조된 원가 10만 원 정도의 가짜 시계로 밝혀지게 됩니다.
이 외에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정부가 지정한 투기과열지구의 가격이 폭등할 때, 배블런 효과와 관련 있다고 합니다.
2. 파노플리 효과(Panoplie effect)
명품을 사 본 사람이라면 명품이 가져다주는 그 '뿌듯함'을 잘 알 것입니다. 어떤 물건을 사면서 특정 집단에 속한다는 환상을 느끼는 것, 명품 뒤에 숨은 '뿌듯함'이 바로 파노플리 효과입니다. 베블런 효과와는 또 다른 의미입니다.
파노플리 효과는 특정 제품을 사면 그 제품을 소비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집단 또는 계층과 자신을 동일하게 생각하는 현상을 뜻합니다. 이런 소비자들의 심리를 이용해 백화점에서는 마케팅 기법으로 확용하기도 합니다.
파노플리 효과는 명품 구매에만 한정된 것은 아닙니다. 특정 집단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인간의 욕망이 분출되는 곳에서는 어디서나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점심을 먹고 5천원에서 1만 원에 달하는 카페에서 주저 없이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파노플리 효과로 설명됩니다. 스타벅스 커피와 그 굿즈가 부각되는 이유도 커피 맛과 더불어 파노플리 효과가 큰 부분 기여하고 있습니다.
용어는 생소하지만 뜻을 알고 보니 저 역시 파노플리 효과를 많이 경험해 본 것 같습니다.
3. 메디치 효과(Medici effect)
메디치효과는 서로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다른 분야를 접목하여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기업 경영 방식입니다.
'메디치'라는 말을 어디서 들어보았다 싶었는데, 이탈리아 피렌체의 유명한 가문 중 하나였습니다. 당시 메디치 가문이 문화 예술가, 철학자, 과학자, 상인 등 여러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을 후원했습니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모인 이들이 교류하면서 생긴 시너지가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메디치' 여기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최근 서로 다른 부서 간에 서로 협업하거나 통합하여 기존의 틀을 깨는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나 아이디어를 내놓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휴대폰 업체와 기존 명품 브랜드 간의 협업을 통해 명품 브랜드 휴대폰을 출시하기도 합니다. 또는 발효 화장품처럼 전혀 다른 분야의 제품 제조방식을 화장품 제조에 적용하는 것도 하나의 예입니다.
이러한 경향은 생황용품, 화장품 업체, 전자제품 등 제조업계를 넘어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 등 보다 다양하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단계에서는 기존 네트워크에서 철저히 벗어나는 것이 필요합니다. 21세기에 들어 미래지향적인 학자들은 우리가 혁신의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에 메디치 효과가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이제는 암기력이 좋은 사람만이 아니라 창의성과 유연성, 접근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치를 찾아내는 인재가 우대받고 있습니다.
90년대까지 '미녀와 야수', '라이온킹' 등 2D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선두주자였던 월트 디즈니는 1982년에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한 '트론'이라는 영화를 발표하였으나 실패를 겪습니다. 그 후 '컴퓨터 그래픽은 우리의 분야가 아니다'라는 결론을 내리고 3D 애니메이션을 등한시하기도 했었습니다.
결국 2000년대부터 '슈렉', '니모를 찾아서' 등 컴퓨터 그래픽에 기반한 픽사(Pixar)에게 한 때 애니메이션의 왕좌를 내어주기도 했었습니다. 기존 네트워크를 과감하게 탈피하지 못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